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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BOX A1 Day : AI First Day

우리는 AI와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

LBOX A1 Day : AI First Day

우리는 AI와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

오늘 엘박스에서 처음으로 'A1 Day'라는 작은 세션을 열었어요. 거창한 선언이나 외부 강연이 아니었죠. 실제로 AI와 함께 일하고 있는 엘박스 엔지니어들이 각자의 실험과 고민을 꺼내놓는 자리였습니다.

"AI가 개발자보다 코딩을 더 잘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떤 가치를 만들어야 할까?"

발표 1. AI 시대, 우리가 일하는 방식

Backend Engineer 새암님의 발표는 이런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할당 업무가 플래닝보다 빨리 끝나버리는 시대에, 개발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AI가 생산 속도를 극적으로 높인 지금, 중요한 건 더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새암님은 엘박스가 지향하는 개발의 방향을 세 단어로 압축했어요.

퀄리티 · 임팩트 · 마이볼

1. 퀄리티(Quality)

기능 하나를 추가할 때마다 전사 장애 한 건을 겪어본 팀이라면 알게 됩니다. 퀄리티는 만드는 비용이 아니라 유지·인프라 비용으로 결정된다는 것을요. 엘박스는 "작동만 하면 배포"하던 과거의 MVP(Minimum Viable Product) 기준을 버리고, MLP(Minimum Lovable Product) — 즉, 사용자가 진짜 좋아하는 최소한의 제품을 만드는 체제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만들 수 있는 게 많아진 시대일수록 꼭 필요한 것만 만들어야 한다는 역설이죠.

2. 임팩트(Impact)

좋은 기능이 매출, 사용자 경험, 운영 효율, 리스크 감축 같은 실제 지표로 이어졌는지를 매번 검증합니다. 코드를 짜는 것만큼, 그 코드가 만든 변화를 숫자로 보는 것이 개발자의 역할이 되고 있다는 메시지였어요. 엔지니어링 팀에서는 코드 생산량 대신 "1만 줄을 1천 줄로 줄였다" 는 식의 정제 지표까지 함께 씁니다. 그리고 모든 작업 전에는 PRD(Product Requirements Document)를 통해 "이게 정말 만들 가치가 있는가" 를 먼저 묻습니다.

3. 마이볼(myball)

'마이볼'은 누구의 일도 아닌 것을 내 일로 만드는 태도예요. PO 한 명이 AI로 생산성을 10배 끌어올려도 PRD를 10개씩 뽑아내는 건 불가능해요. AI는 생산을 극도로 가속하지만, 소비(검증·선택·책임)는 여전히 사람의 몫이거든요. 마이볼은 그 몫을 능동적으로 집어드는 태도입니다.

결국 새암님이 강조한 건 이거였어요. AI가 속도를 책임지는 시대에, 개발자가 책임져야 할 건 '무엇을, 왜 만들 것인가'라는 판단이라는 것. 그리고 퀄리티·임팩트·마이볼은 그 판단을 흔들리지 않게 잡아주는 세 개의 축인 것이죠.


발표 2. Harness inside Harness

Frontend Engineer 동룡님의 발표는 한 가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Claude Code 안에 엘박스만의 개발 규칙과 워크플로우를 심으면 어떨까?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툴도 공유하면 좋을 텐데" AI 도구를 그냥 쓰는 것이 아니라, 조직에 맞게 길들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동룡님은 엘박스 Claude Code 마켓 플레이스를 생성하고 플러그인 4개를 직접 만들어 등록하고 공유해주셨습니다. 자동 승인 에이전트, 프론트엔드 개발용 플러그인 등이 마켓 플레이스에 들어가 있죠.

핵심 아이디어는 '워크플로우 가드레일' 이었습니다. 모든 작업 시작 전 자동으로 적용되는 원칙들을 CLAUDE.md에 담아두고, 훅(Hook) 기능으로 위험한 명령어를 감지하거나 계획 없이 코드 작업을 시작하려 하면 자동으로 제동을 걸고, 또 계획 수립부터 검증까지 워크플로우를 강제하는 구조이죠.

결과적으로 만들어진 건 이런 워크플로우입니다.

계획 수립 → 난이도 설정 → 난이도에 따라 Team 구성 → 에이전트 코드 작업 → 테스트 및 검증 → 배포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배포 방식이었습니다. 명령어 한 줄로 플러그인을 설치할 수 있다 보니, 개발자는 가드레일 안에서 필수 절차를 자동으로 챙기며 작업할 수 있고 비개발자도 이전엔 개발자에게 부탁해야 했던 업무에 직접 다가갈 수 있게 되었죠.


발표 3. 나만의 Agent Coding 스타일 찾기

세 번째 발표는 가장 솔직한 이야기였습니다. Machine Learning Engineer 진원님은 코딩 에이전트 도구들이 하루에도 수만 개의 스타를 받으며 쏟아지는 정보 홍수 속에서, 정작 중요한 건 도구 자체가 아니라는 걸 이야기 하셨죠.

진원님이 특별히 관심을 가진 건 '단일 에이전트'가 아니라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이었습니다. 하나의 에이전트에게 모든 걸 맡기는 것을 넘어, 여러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함께 일하는 구조를 직접 조립해보며 실험을 거듭했다고 했죠. 거기서 확실해진 건 "에이전트를 얼마나 많이 띄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판을 가른다는 점이었어요.

그래서 진원님이 택한 접근은, 상위 오케스트레이터가 목표를 붙들고 하위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나눠주는 단일 지휘 구조였습니다. 무엇을 맡길지도 원칙이 분명했어요. 경계가 분명한 일, 빠르게 검증할 수 있는 일, 말로 설명하기 쉬운 일 — 그런 일부터 에이전트에게 넘기고, 모호한 판단이나 넓은 맥락이 필요한 일은 여전히 사람 손에 남겨두는 것이죠.

발표는 이 지점에서 한 걸음 넓은 질문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럼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AI와 함께 일해야 하는가.

진원님이 꺼낸 답은 "복리 성장"을 목표로 두자는 이야기였어요. 일을 하나씩 직접 처리하면 투입한 시간만큼만 결과가 쌓이지만, 도구와 자동화에 먼저 시간을 투자해두면 그 이후의 일들은 점점 가벼워지는 것이죠. 이 궤도에 올라탄 사람과 아닌 사람은, 결국 전혀 다른 지점에 서 있게 돼요.

그리고 또 하나. AI가 얹힌 순간 역량 곡선의 천장은 통째로 올라갔어요. 표면적으로는 사람 사이의 격차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오히려 새로운 축이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죠. 누가 더 빨리 코드를 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명확하게 방향을 잡고, 어디에 책임의 무게를 두느냐 — 속도가 올라갈수록, 오히려 이 축이 더 중요해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결국 진원님이 도달한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AI와 함께 일하는 패턴은 피할 수 없는 미래입니다. AI는 개발자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각 직무 전문가의 능력을 증폭하는 도구인 것이죠."

조급하면 깊이 없는 실험만 반복되고, 너무 안일하면 기술 곡선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 — 그것이 지금 엘박스 엔지니어들이 하고 있는 일입니다.

LBOX 첫 A1 Day 마치며

세 발표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하나였어요.

AI가 생산 속도를 극도로 높인 지금, 진짜 중요한 건 만들어진 것에 대한 책임과 판단이라는 것이죠.

더 빠르게 만드는 것보다,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는 것. 도구를 쓰는 것보다, 도구를 조직에 맞게 설계하는 것. 정보를 소비하는 것보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체화하는 것. 엘박스의 첫 A1 Day는 그런 고민들을 꺼내놓는 자리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이 실험들이 어디로 이어질지, 저희도 기대하고 있어요.

엘박스는 한국 법률 시장의 AI 전환이라는, 아직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함께 풀어 나갈 동료를 찾고 있습니다. 퀄리티·임팩트·마이볼이라는 원칙 위에서 다음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도전할 준비가 된 분이라면, 지금 바로 엘박스 문을 두드려 주세요.

*위 포스팅은 세션 내용을 바탕으로 엘박스 피플팀 막내 제로(0)가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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